문득 떠오른 고구마치즈볼.
에어프라이어를 사랑하는 나는 이것 또한 가능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음.
튀김가루 없이 100% 고구마로 만든 치즈볼을 만들어내겠다!! 며 아주 당찬 포부를 갖고 고구마와 치즈를 꺼내들기 시작.
에어프라이어에 넣기 전까지만 해도 진심 센세이션 하나 일으키는 줄.
센세이션이요..?ㅋ 됐다 그래...
재료
고구마 1개, 모짜렐라치즈 1장, 슬라이스치즈 1장
※공교롭게도 우리 집 모짜렐라치즈가 슬라이스 모양이라.. 노란 치즈랑 1:1이다.. 생각하시믄 되겠음.
포크로 고구마를 으깨줌.
물고구마라 약간 쎄했지만, 대충 기름 바르면 잘 코팅되고 어련히 되겠거니 싶었음.
다른 건 다 소심한데, 이상하게 요리에는 좀 대범해짐.
왜냐면 망쳐도 내가 내 탓하면서 다 먹어버리면 그만이니까!
체다치즈와 모짜렐라치즈는 같은 양을 넣을거니까, 똑같이 9등분 해줌.
16조각 하자니, 고구마가 얼마 안되고... 4등분 하자니 고구마 볼을 못 만들 것 같고.. 그래서 그냥 9등분 했어요.
장갑에 식용유 바르고 고구마 한 주먹 펼쳐서 치즈 두장 넣고 한 번 쥠.
지금 생각하니 이때라도 고구마에 밀가루를 좀 섞든지 뭔 조치를 취했어야 했음.
좀 흐물거려도 장갑에 들러붙진 않으니 어떻게든 되겠거니...
종이호일에도 기름 좀 두르고 고구마 던져 넣음.
계속 반복할게요.
고구마 1개로 5개 나옴.
모짜렐라 치즈는 생으로 먹을 수가 없어서, 고구마 위에 올려줬음.
체다치즈는 내가 먹음.
-
바싹 튀겨야 하니까 200도에 5분, 180도에 5분.
오.. 뭔가 그럴싸한...?
약간 퍼지긴 했지만 잘만 하면 볼은 아니어도, 튀김 같은 뭔가가 나올 것 같은 느낌.
여기서 멈췄으면 모양은 건질 수 있었을거야.
하지만 난 밑바닥이 전혀 튀겨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지.
그래서 뒤집었음.
위에 모짜렐라치즈 뭐하러 얹었냐며.
고구마 뒤집어 놓고 지금 치즈를 얹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하...
고온에 빨리 튀기고 싶으니까 180도에 7분.
ㅎ.. 뭐죠 이게. 황색왜성 폭발 뭐 그런건가.
나 지금 약간 못볼 꼴 본 것 같은데.
치즈들 지금 자기 주장 하고 난리 났는데.
여기에 고구마치즈'볼'이 어딨어.
이걸 덜어보겠다고 접시는 이쁜걸 꺼내가지고는ㅋㅋㅋㅋㅋ
어떻게든 저걸 살려보겠다고 가운데로 모아다가ㅋㅋㅋㅋ
기승전 고구마뭉침.
치즈는 또 죄다 어디로 증발했담.
혹시 치즈가 보이시나요. 전 안 보임.
암만 급하게 만든 간식이라지만 이럴 수 있나. 나는 무엇을 위해 라텍스 장갑까지 끼고 저런 수고를 했나.
그냥 고구마랑 치즈랑 휙 섞어서 숟가락으로 떠서 후라이팬에 지지는 게 편할 뻔.
맛이야 뭐, 뜨거운 치즈향 나는 고구마.
근데 가끔 사탕 같이 뭔가 바삭바삭한게 씹힘. 그건 쫌 맛있더라. 고구마즙이 타면 사탕이 되나..??
아이... 헛배불러.. 언짢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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