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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먹고/밥

[대전 문화동] 시민칼국수_전통칼국수, 수제왕돈까스, 두부두루치기

by jooo_nim 2024.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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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가면 성심당에서 빵 사고, 칼국수 한 그릇 때리고 집에 돌아가면 됨" 

그래서 나도 대세에 발 맞추어, 점심에 칼국수 한 그릇 하고 성심당에서 빵 사 가기로 했다.

어느 식당에 가도 칼국수 맛은 보장되어 있다기에, 정말로 아무데서나 먹으려고 했는데, 친구가 두부두루치기를 먹고 싶다고 했다.

그럼 두부두루치기와 칼국수를 동시에 파는 곳을 찾아보자 하니, 잠시후에 여기 어떻냐며 식당 링크를 보냈다.

그리고 내 눈에 꽂힌 왕돈까스.

 

좋다. 가자.

(번호표까지 뽑고 기다려야 하는 식당이란 걸 알게 된 건 조금 나중의 일)

금요일 오전 11시.

서대전네거리역에서 내려 8번 출구부터 조금 걸으니 길 건너편에 시민칼국수라고 이만한 간판이 보였다.

벌써 주차돼있는 거야..? 손님이 벌써 많은거니 이게 웬일이니... 하며 들어갔는데,

진짜 웬일이야, 손님이 있긴 하지만 자리가 널널했다.

근데 아무도 아는 척을 안 해준다. 

그냥 들어가서 앉았다.

메뉴판을 쳐다봤다.

먹으려는 음식이 다 만원이 안 넘는다. 대박이다 증말..

두부두루치기가 매울 것 같으니, 칼국수는 하얀 걸로 먹기로 했다.

 

"전통칼국수, 돈까스, 두부두루치기 주세요~"

"예"

한 1분 있다가 다시 오신다.

"뭐 시키셨었죠?"

"전통칼국수, 돈까스, 두부두루치기 사ㄹ.."

"예... 얼큰이 칼국수 달라셨나?"

"아뇨, 전통칼국수, 돈까스, 두루치기 8천.."

"예예예, 머리에 잘 안 들어와가지고"

 

아.. 그 순간은 맛집이고 뭐고 그냥 나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직원끼리도 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고.. 굉장히 이상한...

이런걸 감수하고도 번호표까지 뽑아가며 찾아오는 집이란 말이지.. 

그럼 이제는 진짜 맛이 있어야만 한다.

여행의 시작이 이러면 곤란해.

왕돈까스.

고기를 크게 늘린게 아니라, 조각을 이어붙여서 튀긴 것 같았다.

소스가 엄청 특별한 것도 아니고 머리 속에 딱 떠오르는 그 돈까스 맛인데, 맛있네...

갓 튀긴게 뭔들 안 맛있겠냐만.

주문 세 번의 짜증이 조금 사그라들었다.

전통칼국수.

생각했던 전분기 많은 칼국수가 아니라, 잔치국수에 가까운 칼국수였다.

소면대신 칼국수면으로 만든 잔치칼국수.

멸치맛이 엄청 진했다. 

집에서 재현해보고 싶은데 생각보다 어려울 것 같은 고런 느낌.

이것도 맛이 괜찮네.

두부두루치기.

태어나서 처음 본 음식.

국물이 걸쭉한 두부조림?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 뭐라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참기름 맛이 많이 나고, 단 맛은 거의 없고, 짭짤하고, 내 입엔 제법 매콤한.

맛이 있냐없냐 물으면 이것도 맛이 괜찮은..

사리는 이렇게 비벼먹으면 된다고 했다.

뭐랑 비슷하다고 얘길 하고 싶은데, 떠오르는 음식이 없다. 

주문하지 않은 얼큰이 칼국수랑 비슷한 맛이었을까.

달지 않은 떡볶이?

희한했단 말이지...

 

 

11시 반쯤 지나니까, 사람들이 막 들어오고 번호표를 뽑아가기 시작했다.

와.. 진짜 타이밍 잘 잡았어..

 

눈이 번쩍 뜨이는 맛집!!! 여길 꼭 가보세요!!! 이걸 드시러 대전을 가야합니다!! 라기 보다는, 

실망하지 않고 저렴한 가격에 만족스럽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곳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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